3박 4일, 딸과 엄마의 교토여행 (3) 교토 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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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두번째 날 일정은 청수사(기요미즈데라)와 기온 거리를 걷는 것! 엄마와 함께 숙소에서 나와서 청수사로 가는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했는데... 기사님이 한참동안 문을 안 열어주시는 거다. 교토 버스를 탈 때 뒷문으로 승차하고 앞문으로 하차하는 건 숙지하고 갔었기에 뒷문 앞에 서서 계속 기다렸다. 앞에 하차하는 사람도 더 이상 없는데 이러니 순간 긴가민가 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아닐텐데...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교토 버스 밖에 붙어있는 벨 하나.
나는 일본어를 모르기에 저 벨 위에 그림만 보고 '혹시 이 벨을 눌러야 기사님이 듣고 문을 열어주시는 건가?' 싶었다. 일단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이 사진을 찍어서 무슨 뜻인지 알려달라고 했지만 바로 답장이 오진 않았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벨을 꾹 눌렀는데, 반응이 없는거다. 그래서 또 한 번 눌렀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뭔가 조그맣게 소리가 새어나오는 거 같긴 했는데 그게 저 회색 스피커에서 나오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한참을 주춤거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버스가 앞으로 슝 하고 가길래 어어, 뭐지 하고 뛰어갔는데 그제서야 문을 열어주셨다.
나중에 알고보니 저 벨은 기사님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을 때 누르는 벨이었다. 저 벨을 누르면 기사님께 소리가 전달이 되고, 저 벨 옆의 회색 스피커로 이 버스가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지 기사님께 물어보고 또 대답을 듣고 할 수 있는 거였다. 난 그것도 모르고 민폐를 끼쳤다. 나중에 알고 나서야 왜 기사님이 그 때 가만히 계셨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누군가가 자기를 부르는 벨은 누르는데, 질문은 없으니 계속 기다리셨던 거다. 얼마나 짜증나셨을까. 스스로가 어이없고 부끄러우면서도 기사님께 죄송했다. 나처럼 기사님이 문을 안 열어주신다고 당황하시는 분은 없기를. 기다리면 문을 열어주시니 기다리자!
그 외에 교토 버스 이용시 주의사항을 정리해보았다.
[교토 버스 이용 시 주의사항]
1. 우리나라와 달리 교토 버스는 뒷문으로 승차, 앞문으로 하차한다.
2.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야 한다면 버스 내의 벨을 누르자.
3. 버스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가만히 있고, 정차하고 나서 앞문이 열리면 기사님 옆에 있는 기계에 요금을 지불한다. 기사님이 여유롭게 기다려주시니 급하게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4. 어린이 편도 요금은 120엔 (6세~11세), 성인 편도 요금은 230엔(12세 이상). 미리 동전을 준비해서 동전 요금 넣는 곳에 넣으면 된다. 동전 요금 넣는 곳에 한 번 돈을 넣으면 거스름 돈을 주지 않으니, 확실히 내가 낼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고 넣을 것. 만약에 해당 금액이 없으면 버스 탑승 후, 기사님 옆에 있는 동전교환기(보라색)를 이용하자. 50엔, 100엔, 500엔은 동전 넣는 입구에, 1000엔은 지폐 넣는 입구에 넣으면 아래에서 잔돈이 나온다. 그걸로 해당 요금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자. 참고로 동전교환기를 이용할 땐 50엔, 100엔, 500엔, 1000엔 단위만 가능하다. 만약에 만엔 같이 큰 금액만 있을 경우, 기사님께 얘기하면 기사님이 안내 방송으로 만엔을 천엔권으로 바꿔줄 수 있는 승객을 찾는다고 한다던데... 그런 일은 웬만하면 없도록 미리 준비하자.
5. 교토 원데이 패스는 버스를 3회 이상 탈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교토역 뿐만 아니라 근처 편의점이나 기사님께 구매 가능하다고 들었다. 기사님께 구매할 때는 '원데이 패스 아리마스까?' 라고 하면 된단다. ('나이' 라고 하면 없다는 뜻.) 원데이 패스는 맨 처음에 사용할 때만 원데이 패스를 넣는 곳(연두색) 에 넣어야 한다. 카드에 날짜가 찍히면 그 뒤로는 기사님께 날짜 찍힌 카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또 패스권 투입하는 건 NO!
교토 버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s://www2.city.kyoto.lg.jp/kotsu/webguide/ko/bus/index_bus.html
교토 시버스・지하철 가이드:시버스
www2.city.kyoto.lg.jp
교토 여행을 할 때는 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되니 교토 원데이 패스를 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엄마와 나는 버스를 3회 이상 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교토 원데이 패스를 사면 오히려 손실이었다. 그래서 따로 한 사람당 성인 버스 요금 230엔을 각각 준비했다. 근데... 버스를 탔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이 아니었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가는 느낌. 그래서 옆에 앉아있는 현지인 할머니께 '기요미즈데라 이끼마스까?' 라고 물어봤는데 뭐라하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당황해서 어, 어 하다가 정차하자마자 부랴부랴 내려서 건너편에서 다시 버스를 탔다.
구글맵을 믿고 탔는데 반대방향으로 갔다니. 충격. 이 사건 이후로 나는 교토 여행할 때 동안 버스를 타게 되는 일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이 버스가 이 역으로 가는지 물어보았다. 또한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가려면 어느 역들을 거치게 되는지도 알아보았다. 어리버리한 나를 도와주신 많은 현지인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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