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딸과 엄마의 교토여행 (2) 181113
2019년 7월 1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3종류의 수출을 규제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수출 규제의 발표 원인은 '대한민국이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신뢰도가 극심히 손상되었기 때문에 무역 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용에 어려움이 발생해 규제 개정을 하였다'는 것. 그러면서 7월 2일, 일본 정당 대표회의에서 아베신조(일본총리)는 "한국이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대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 사실상 이 조치가 작년 10월,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경제 보복성 조치라는 것을 드러냈다. 이러한 조치를 타당하다고 여기며 한국을 조롱하는 일본인 네티즌들도 등장하면서, 분노를 한 현재 대다수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 역시 현재 일본의 조치에 분노하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임을 우선 밝힌다. 규제 발표가 터지기 전, 나는 2018년 가을에 엄마와 함께 교토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왔던 게시글을 올렸다. 그리고나서 쭉 교토에 다녀왔던 게시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다음 날 뉴스를 본 후, 게시물을 업로드를 해야 할 지 말 지를 고민하다가 당분간은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업로드를 하지 않았다. 혹시나 현 상황에서 내가 엄마와 첫 해외여행으로 다녀왔던 교토에서의 추억이 변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였다.
하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딸과 처음 가는 해외여행에 들뜬 엄마를 지켜봤던 나는 그 당시, 정말 행복했었다. 나는 교토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애써 부정하진 않을 것이고, 그 추억도 나에게는 소중함을 인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정.말.싫.다. 그것과 별개로 교토에서 엄마와 만든 추억은 따뜻하다. 그래서 마저 포스팅을 이어 보려고 한다. 이 포스팅이 미뤄져서 다른 국가의 여행 기록을 업로드 하고 있지 못해서 인 것도 있다. 여튼, 일본여행 홍보가 아닌 단순히 내 예전의 기록에 관한 포스팅이니 보는 분들이 불편해 하시지 않기를 바란다.
니시키 시장
시장인데도 거리가 깔끔하고 깨끗해서 엄마가 놀랐었다. 곳곳에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반찬거리과 음식점에서 풍겨오는 익숙한 음식의 냄새들이 우리의 배를 요동치게 했다. 엄마와 나는 12시 넘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기에 점심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서 시장을 둘러보고 있을 땐 거의 4시... 점심이라고도, 저녁이라고도 말하기 매우 애매한 식사였다. 우린 배가 너무 고파서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갔다. 그런데... 잘못 걸렸다. 나는 표지판에 그려져 있는 음식들보고 팥죽 같은 걸 기대했는데... 와. 너무 짰다. 먹자마자 미각을 잃었다. 그 와중에 위의 중간 사진에 저 검은색, 하얀색 알갱이 들어있는 통이 내 기억으론 소금인가 그랬는데 난 처음에 깨같은 건 줄 알고 국에 넣었다. 결론은 대참사. 먹어보니 더 짜워져 미치는 줄 알았다. 여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어느 음식집 앞에 맨 오른쪽 사진의 것들을 팔고 있다고 홍보하는 그림이 있으면 당장 나오세요...
노무라 테일러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예쁨 받을 국가인 것 같다. 수작업 관련된 재료들을 파는 곳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 내가 이 근처에 천을 파는 곳을 안다고 하자 엄마는 기뻐하셨다. 구글맵으로 요리조리 찾아서 가니 <노무라 테일러>가 나타났다. 예쁜 천이 정말 많았다. 울 엄니는 신이 나서 가게를 휘젓고 다녔다. 이 때까지는 몰랐다. 내가 개고생을 하게 될 지... 나와 엄마는 당시 면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에 면세를 받으려면 실제 여권이 있어야 한다는 걸 직원과의 대화 중에 알게 됐다.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릴까봐 진짜 여권은 숙소에 놔두고 여권 복사본만 들고 다니고 있었기에 여권을 찾으러 숙소에 가야했다^^... 어무니는 상점에 두고 나 혼자 숙소로 걸어가 여권을 찾아왔다. 그러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계산할 때 또 문제가 생겼다. 어무니가 1층에서 천을 계산하려고 했는데, 일부의 천은 2층에 가서 계산을 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1층에서 몇 개의 천을 계산한 후 2층에 올라갔다. 그런데 2층 카운터에서 1층에서 계산한 천들까지 다 계산에 집어넣는 거 같길래 설명을 했다. 1층에서 계산을 했다고. 문제는... 일본인 직원들이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니 영어로 최대한 천천히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았다. 자기네들도 답답한 지 서로 일본어로 쑥떡거리고, 나는 뛰어온데다가 지금 상황이 당황스러워 막 식은땀이 나고, 엄마는 점점 답답해졌다. 상황은 종료해야 하니 그냥 그 사람들이 하는데로 맡기고 사왔지만 영수증을 보니 너무 찝찝했다.
가와라마치 역
큰 대로에는 대형 백화점들이, 골목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빈티지 샵이나 소품샵들이 모여있었다.
우리는 골목골목을 구경하다가 잠시 강이 흐르는 곳에 쉬어갔다.
쉬다보니 배가 고파져 니시키 시장 쪽으로 다시 이동! 회전초밥집에 들어갔다.
내가 간장통 여는 걸 헤메고 있으니까 옆에 일본인분이 나를 톡톡 건들더니 여는 방법을 직접 보여주셨다. 내가 고마워 하니 친절하게 따뜻한 미소로 대답을 하셨다. 여행을 하면서 어설픈 나를 도와주신 일본인분들께 감사했다.
힘들었지만 설렌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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