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친구와 대구 뚜벅이 여행 (2) 김광석거리, 동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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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 [여행/국내여행] - 2박 3일 친구와 대구 뚜벅이 여행 (1) 서문시장, 근대골목
2:00 P.M. 하노이무드
시내에 가면 친구들과 자주 가는 하노이무드에 친구를 데려가서 점심을 먹었다. 약간의 웨이팅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인 요리로는 쌀국수와 분짜, 사이드 디쉬로는 쌀국수에 담가 먹는 빵인 꽈이를 2개 시켰는데 쌀국수와 분짜 양이 충분히 많아서 꽈이 2개는 욕심이었다...
개인적으로 메인 메뉴는 다 맛있는데 꽈이랑 전에 사이드 메뉴로 먹어봤던 프라이드번은 굳이 먹을 필요는 없는 느낌? 배부르기도 하고, 꼭 먹고 싶은 정도의 맛은 아니다. 쏘쏘. 다음에 사이드 메뉴 시킬 일이 있으면 다른 사이드 메뉴를 시켜보고 싶다. 확실한 건 메인 메뉴는 다 맛있다. 음식에 진심인 내 친구도 좋아했다.
마무리로는 베트남 연유 커피인 쓰어다 커피를 시켰다. 드립 커피 기계가 천천히 커피를 내린다. 친구가 베트남 음식점에 들리면 꼭 먹는다 해서 마셔봤는데, 전반적으로 달달하지만 아주 살짝 커피의 씁쓸한 맛도 나서 너무 맛있었다! 아마 많이 마셨으면 좀 물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나 시켜서 나눠 먹으니 적당했다. 단 거 좋아하는 친구도 정말 만족했다. 굿.
3:30 P.M. 김광석다시그리기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 열심히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코로나 터지기 전에 친구들이랑 김광석길에 몇 번 갔을 땐 사람들이 좀 북적였는데, 토요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예전만큼 북적이진 않았다. 버스킹도 없어서 아쉬웠다.
친구가 굿즈, 기념품을 좋아해서 중간에 기념품샵에 들어가 냉장고에 붙일 만 원짜리 기타 마그넷을 샀다. 작고 귀여웠다.
4:30 P.M. 카페 명인
원래 김광석 거리 끝에 있는 한옥 카페인 '오가닉모가'에 가려고 했었는데, 사람이 꽉 차 있어 삼덕동 쪽 카페로 가기로 했다. 나는 커피의 향과 맛을 정말 좋아하지만 카페인에 약해 잘 마시질 못 하는데, 그래서 커피 외에도 마실 것이 다양한 카페가 좋다. 그래서 선택한 카페 명인! 카페 명인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주문을 하러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사람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주문 후에 음료가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분위기가 좋고 힙해서 사람이 많을 만도 했다.
우린 사람 많은 걸 싫어해서 지상 1층에 있기로 했다. 지상 1층은 바깥 풍경도 보이고, 한적해서 좋았다. 친구는 오크나무향라떼를, 나는 오렌지 음료를 시켰다. 100프로 생과즙에 위에는 달달한 크림이 올라간 음료라니! 무슨 맛일까 궁금했는데 마셔보니 조화가 참 적절하고 맛있었다. 마냥 달거나, 마냥 상큼하지 않고 딱 좋았다. 디저트로는 티라미수를 시켰다. 역시 맛있었다. 달달한 디저트에 음료까지 달달하면 물리기 쉬운데 적당한 오렌지 음료를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라테를 마시고는 일반 라떼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맛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카페 시그니쳐 커피와 음료가 많아서 새로운 맛을 마시고 싶을 때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디저트는 세네 개 종류로, 다양하진 않지만 마실 것은 심지어 칵테일, 위스키도 판매하고 있으니 분위기 있고, 다양하고, 새로운 음료가 있는 카페를 찾는다면 카페 명인이 딱이다.
6:30 P.M. 동성로 스파크랜드 관람차
걸어서 관람차를 타러 스파크랜드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내리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특히 게임장에 사람이 정말 많고 시끄럽기도 해서, 게임장은 구경만 하고 바로 나왔다.
관람차 표는 1인당 6000원! 관람차는 천천히 올라갔지만 친구는 바람에 관람차가 흔들려서, 나는 점점 멀어지고 작아지는 건물들을 보는 게 좀 무서웠다ㅋㅋㅋㅋ큐ㅠㅠㅠ 관람차가 좀 내려가고 나서야 편하게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실 별 것 없는 도시의 풍경이지만 오랜만에 친구랑 새로운 경험을 하고 함께 있는 것이 마냥 좋았다.
7:00 P.M. 칵테일바 노르웨이의 숲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시간도 그렇고 점심과 디저트의 여파로 아직도 배가 불러서 바로 칵테일바로 향했다. 대학생 때 친구들이랑 가끔 갔던 곳. 칵테일을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다. 1층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서 2층으로 자리를 안내받았다. 1층이 인테리어도 예쁘고, 좌석도 편해서 아쉬웠다. 처음 2층에 앉아봤는데 2층도 괜찮았다.
고민의 시간. 친구는 칵테일을 너무 좋아해서 자기가 늘 마시는 루틴이 있다고 했다. 피치크러시 다음엔 블랙러시안, 그다음엔...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 여하튼 그래도 이왕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맛을 시켜보라고 권유했다. 친구는 부드럽고 달콤 산뜻한 복숭아 맛의 '핑크래빗 샤오잔'(도수 11%)을 시켰고 알쓰인 나는 무알코올 칵테일로 라임, 만다린, 장미 맛의 '라일락꽃'을 주문했다.
친구가 안주를 먹는다면 감자튀김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여긴 안주가 다양하지 않은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칵테일바에 도착하기 전 미리 서브웨이에서 웨지 감자 두 봉지를 사서 가방에 넣어갔다. 칵테일이 가격이 좀 있는 편이라 여러 잔을 시키고 안주까지 시키면 우리의 예산이 초과가 되기도 해서 그렇게 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종업원이 없을 때 하나씩 슬쩍 꺼내먹었다.
핑크래빗 샤오잔은 비주얼이 독특했다. 우유? 생크림 휘핑? 위에 후르츠링이 올려진 모습이었다. 이게 칵테일이라니! 순간 칵테일을 주문한 게 아니라 시리얼을 주문한 줄 알았다. 마셔보니 설명대로 부드럽고 달달했다. 난 칵테일에 우유 들어간 건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수가 센 술을 좋아하는 친구는 그래도 도수가 11도인데 술맛이 안 난다며 신기해했다. 라일락꽃은 깔끔하고 맛있었다. 다음에 또 시키고 싶은 맛, 호불호 별로 없을 맛있는 맛! 칵테일 세트메뉴에도 있는 걸 보니, 그만큼 무난하고 맛있다는 거겠지? 완전 만족.
사랑의 천사 웨딩피치는 복숭아, 오렌지 맛이 나는 달콤 상큼한 칵테일이다. 달달한 에이드 같은 느낌! 이것도 맛있었지만, 상큼하고 깔끔한 맛인 라일락꽃이 내 입맛에는 더 맞았다. 노르웨이의 숲은 메뉴판에 위스키, 바나나, 복숭아, 라임의 술이라고 설명이 적혀있다. 설명만 보면 이게 대체 뭔 술인가 싶은데 먹어보면 깔끔하고 맛있다! 친구는 노르웨이의 숲을 주문할 때 도수를 더 세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그런지 체리향과 함께 알코올 향이 확 올라왔다. 알쓰인 나는 마시자마자 알코올 맛에 놀라 코와 귀로 알코올의 증기를 뿜어냈다. 술에 강한 내 친구는 대만족 하며 칵테일을 입에 털어 넣었다. 와우.
나는 마시는 걸 빨리, 많이 먹지 못해 아직도 웨딩피치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는데 여장부인 내 친구는 맛있는 칵테일에 눈이 돌아가 이미 입에 다 털어놓고 더 센 도수의 술을 찾기 시작했다; 직원의 추천을 받아 친구는 고흐의 압생트를 선택했다. 고흐의 압생트를 시키면 위의 사진처럼 소소한 불쇼를 볼 수 있다! 불멍을 때리다가 직원 분과 수다를 떨었는데, 직원분이 편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좋았다. 따뜻하지만 차가운 외모에 스타일리시하셨던 직원분... 완전 내가 부러워하는 스타일. 나이도 모르는데 나도 모르게 언니라고 할 뻔. 멋있으면 무조건 언니잖아요?
압생트는 신기한 게 도수는 노르웨이 숲보다 더 높은데 노르웨이숲보다 알코올 향과 맛이 덜했다. 높은 도수에 겁이 나 정말 찔끔 마셔서 맛이 기억은 안 나는데 어쨌든 친구는 대만족 했다. 노르웨이 숲도, 압생트도 직원 분의 추천을 받은 거라 감사했다. 칵테일 러버인 내 친구는 여행 코스 중 이곳을 제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았다. 뿌듯. 저녁 안 먹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앉은 지 얼마 안 돼서 2층도 자리가 꽉 찼기 때문에, 좀만 늦었으면 못 앉을 뻔했다. 대학생 시절에는 좀 한적했었는데, 언제 이렇게 인기가 많아졌지? 나만 알고 싶을 정도로 좋은 칵테일바.
9시를 넘긴 후엔 칵테일바를 나서, 버스를 타고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두 번째 날 코스는 다음 포스팅에! 커밍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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