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친구와 대구 뚜벅이 여행 (1) 서문시장, 근대골목

 

221105 토

 

서울에 사는 친구가 대구에 놀러왔다. 지방 여행 경험이 없는 친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 나름대로 열심히 코스를 짜서 친구와 함께 돌아다녔다. (집순이인 나도 대구를 모르는게 함정) 그 첫번째 날의 기록! 

 

11:30 P.M. 서문시장

 

엄마 심부름 가는 겸 서문시장에 들러 호떡과 납작만두를 먹었다.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아무 포장마차에서 간단히 호떡과 납작만두를 먹었다. 친구가 대구 호떡이 더 통통하고 겉이 더 바삭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리고 서울에선 먹을 수 없는 납작만두를 먹어보자고 친구에게 권했는데, 친구가 먹어보더니 만두에 별게 들어있진 않은데 맛있어서 신기하다고 했다. 납작만두는 떡볶이랑 먹을 때 국물이 잘 스며들어서 맛있다고 설명해줬다. 떡볶이도 시켰으면 좋으련만 식사는 시내에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패스! 걸어서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12:30 P.M. 근대문화골목투어 2코스

 

특히 단풍이 드는 가을에 이 길이 더 예쁘다.

 

서문시장에서 건너 선교사 주택 쪽으로 걸어갔다. 

 

선교사 스윗즈 주택 뒷편이 은근 사진이 잘 찍힌다. 친구 사진 찍어주기.

 

선교사 스윗즈, 블레어, 챔니스 주택은 1906년에서 1910년 사이에 지은 것으로, 당시 거주하던 선교사들의 이름을 붙인 주거공간이다. 대구에 기독교가 뿌리내릴 수 있었던 선교의 전초기지. 스윗즈 주택은 성경과 선교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는 선교박물관으로, 챔니스 주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청진기와 1900~1900년대에 사용한 동서양의 의료기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의료박물관으로, 그리고 블레어 주택은 대구 3.1운동의 발자취와 일제만행에 관한 자료가 있는 교육과 역사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코로나로 인해 현재는 운영되고 있지는 않다. 

 

3.1만세운동길과 계산성당

 

1919년 3월 1일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시작된 3.1운동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가, 대구에서도 3월 8일에 3.1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3.1만세운동길은 소나무 숲이 울창하여 대구의 학생들은 일본 경찰들의 눈을 피해 집결장소로 갈 수 있었다. 지금 그 숲은 사라졌지만, '90계단길' 이라고도 불리는 '3.1만세운동길' 벽면에서 전시된 1900년대 초의 대구 사진과 3.1운동 당시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계산성당의 내부

 

계산성당은 1899년 로베르 신부의 설계로 처음 지어졌다.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번째로 세워진 고딕양식의 성당으로도 유명하다. 고풍스러운 내부와 아름다운 외관 덕분에 유명인사들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스테인드글라스와 고딕양식의 건축구조가 인상적이다.

 

성당 내부에는 스테인드 글라스에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새겨져 있는데,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성인을 의미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계산성당이기에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의 신학교에서 공부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계산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기도 했고, 천재화가 이인성의 작품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나와 친구는 무교이긴 하지만, 종교가 기독교이신 분들이 오면 특히 더 의미가 깊을 것이다.

 

내부에는 관광객들이 별로 없었어서 정말 조용했는데, 종교가 없는 나까지 신성해지는 느낌이었다. 계산성당을 벗어나 다음 코스로 이동!

 

이상화 고택 외부와 내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저항시인 이상화의 고택. 고택 옆에는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가 있다. 계산예가에는 대구 근대 문화예술인과 관련한 전시 뿐만 아니라 틀린그림찾기, 퀴즈풀기, 음악가사 맞추기, 방명록 작성 등이 가능한 기계가 있었다. 그 기계를 만지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서상돈 고택의 외부와 내부

 

근처에 국채보상운동을 이끈 서상돈의 고택도 있다. 서상돈 고택 앞에는 제기차기, 팽이, 딱지 등 전통 놀이를 할 수 있게끔 마련이 되어있어서 친구와 잠깐 놀기도 했다. 

 

대구의 역사를 둘러보다보니 1시간이 지났다. 점심을 먹으러 시내로 이동! 사실 친구에게 대구, 경상도 지역에서만 파는  중화비빔밥을 먹여보고 싶었는데 원래 먹기로 계획했던 곳이 있어 그 곳으로 가게되었다. 그 맛집이 어디였는지는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