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박 12일 친구와 동유럽 여행 (4) 프라하 카렐대학교
180716
학교프로그램(Window to the World, 윈도우투더월드)을 통해서 해외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우린 마냥 자유로운 몸들이 아니었다. 학교측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해가야 받았던 지원금을 다시 돌려보내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 그럼 대학교에 가서 우리가 설정한 주제에 관해 인터뷰를 따와야되는데.... 사전에 학교측에 메일을 보냈을 때 아무 답장도 받지 못 했기 때문에 그냥 학교에 들어가 즉석에서 사람을 붙잡고 인터뷰를 해야했다. 후하후하... 즉석 인터뷰라니. 이런 현장 박치기는 해본 적이 없었다. 떨려서 미쳐부러.
프라하 카렐대학교
막상 들어가려니 용기가 안 났다. 주위 서점에 대피해있다 다시 용기를 내서 서점을 나와 학교에 들어갔다.
데스크에 앉아 계신 경비분에게 학교에 들어온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경비분은 체코어는 익숙하지만 영어는 어려워하시는 듯 했다. 그래서 그 분이 영어를 할 줄 아는 다른 관계자분을 불렀다. 그런데... 방학이라서 학교에 사람이 없을 거라는 거다. 두둥.
담배피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학생들이 있었지만 대화 중인 이들에게 불쑥 끼어들어 물어보는 건 실례인 것 같기도 했고 쪼오끔 무서웠다. 그러다 혼자 있는 남자분을 발견! 친구와 한참을 어떡하지, 하다가 용기내서 다가갔다. 내가 팀에서 영어 담당이어서 영어로 물어봐야 했는데... 영어 담당이지만 안타까운 영어 실력을 가진 나는 어설프게 영어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국 학생들이고 이런 주제로 인터뷰를 하려고 하는데 혹시 응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남자분은 당황한건지 얼굴이 빨개진 채 죄송하다고 얘기하며 자리를 떠났다. Aㅏ,,,,
포기하지 않고 이번엔 건물 안에 들어가봤다. 어느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관계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곳이 나타났다. 똑똑 노크하고 들어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설명을 듣더니 자기들은 인터뷰를 하기는 그렇고, 대신 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 위치를 알려줄 수 있다며 메모에 적어주셨다. 감사하다, 하고 나와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니... 기숙사는 현재 위치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어서 가기엔 애매했다.
학교에 사람이 없으면 그냥 길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해볼까 했지만 설문지를 들고 있어서 그런지 접근하려하면 슬슬 피하더라. 그래, 그래도 대학교에서 인터뷰 하는게 낫지 싶어 침 한번 꼴딱 삼키고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운이 좋게 한 관계자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카메라로 촬영이 가능하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덕분에 긴 인터뷰를 하나 따낼 수 있었다!
그 이후에 자신감이 붙었다.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처음에 꼴랑 하나 외웠던 체코어 인사 도브리덴(Dobry den)을 먼저 외친 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인터뷰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래서 그런걸까? 사람들과 더 쉽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학교에 석사과정을 등록하러 온 여학생도 인터뷰 할 수 있었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남자분, 그리고 교내에서 일하시는 나이 많으신 여자분도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인터뷰를 더 할까 고민했지만 이만 마무리 하도록 했다. 잔뜩 긴장하고 있었던 몸이 학교 밖으로 나가자 조금씩 풀렸다. 미션도 수행했으니 이제 자유롭게 프라하를 즐겨보기로 한다. 프라하에 머무는 마지막 날. 아쉽지 않도록 열심히 돌아다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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