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간의 구순염 극복기 (+TIP!)
구순염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니 얼마나 고통스럽던지ㅠㅠ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해서 인터넷 찾아보고 별짓을 다해봤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다.
나도 검색으로 도움을 받았듯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써본다.
구순염 극복을 위해 해본 것 요약
- 증상이 생기면 빠르게 피부과 방문하기 : 약 복용, 증상 심할 땐 스테로이드 주사
- 집에 굴러다니는 종합비타민 아무거나 섭취 시작. (본인 비타민D 검사 시 매우 부족하다고 나옴)
- 뭔가 찝찝한 화장품이나 성분 안 좋은 화장품 버리기 (특히 적색 202호 OUT)
- 화장은 최대한 안 하고, 하더라도 순한 성분의 화장품으로 화장하기 (화해 어플 참고!)
- 건강한 장을 위해 유산균 챙겨먹기
- 햇빛 보고 가볍게 러닝 하기 : 러닝하고 나면 일시적이지만 염증이 살짝 들어가고 얼굴이 환해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심하게는 X. 약간 땀날 정도만! 살짝 뛰었다가 힘들면 걷고를 뛰었다 걷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심폐 건강을 위해 나무가 많은 곳에서 달렸다. 러닝 대신 유산소 운동도 좋을 듯.)
- 건강한 음식 먹기 : 정희원 교수님의 저속노화 레시피를 참고한 요리를 많이 했다.
- 마음가짐 및 스트레스 관리하기 : 명상 시도, 긍정 or 부정의 마인드보단 몸 회복 그 자체에 집중하기
- 잠 관리하기 : 불규칙적은 수면 패턴 그만~!!
- 스테로이드 복용 시 몸의 변화 잘 살펴보기
참고로 나 포함 우리 식구들은 여드름, 아토피, 비립종, 주사피부염, 홍조 등 모두 피부 질환을 겪고 있거나, 겪은 적이 있다. 피부의 유전적 요인도 한 몫 하지만 함께 겪어오면서 드는 생각은, 몸의 전반적인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였다. 약도 중요하지만, 결국 면역력이 해결이 안 되면 약은 그냥 일시적으로 잠재워주는 것 밖에는 안 되고 증상은 무한 반복된다ㅠㅠ
자세한 구순염 극복 일대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에서 확인해주시길!
2024년 12월 31일 : 헤르페스(단순포진) 진단
작년 12월 말, 입술이 간지럽고 따갑고 건조한 증상이 있었다. 입술 라인을 따라서 빨갛게 수포같은 것이 막 올라와 피부과를 갔다. 헤르페스로 진단을 받고 바크락스정과 함께 아시클로버 연고를 처방받았다. 처방대로 5일간 약을 복용했고, 의사선생님의 말씀대로 화장은 삼가하고 입술에는 립테라피 바세린만 발랐다. 오~ 퇴사해서 다행이다(?) 회사갈 땐 매일 화장 했는데 이제 백수니까 화장은 안 해도 된다!
2025년 1월 6일 : 낫는 듯 안 낫는 듯
이제는 입술라인을 넘어서 주변 부위인 볼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래도 약을 다 먹으니 조금은 잠잠해져서 피부과에서 연고 종류만 처방받았다. 태극아시클로버크림은 입술에, 실크론지크림은 볼에 살짝 발랐다.
미묘하게 나아지는 듯 안 나아지는 듯하다가 2주가 지났는데도 차도가 없고, 어째 점점 더 증상이 심해져 누런 진물이 계속 나와 다시 피부과를 찾았다.
2025년 1월 22일 : 구순염 진단
담당의(의사A)가 휴일이라 같은 병원 내 다른 분(의사B)께 진료를 보게 되었다. 그 분이 자세히 살펴보시더니 이건 구순염이라고 했다. 엣...?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 약 3일분을 아침 저녁으로 한 알씩 먹었고 아드반탄 연고를 염증 부위에 살짝 발라주었다. 역시 스테로이드. 3일 동안 먹고 바르니 증상이 훨씬 개선되는게 눈에 보였다. 연고 바르는 것도 멈췄다.
2025년 1월 31일 : + 접촉성 피부염
설을 보내는 동안 스멀스멀 또 싹이 보여 다시 피부과를 방문했다. 이번에는 담당의(의사A)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전에 다른 선생님께 진료받은 걸 설명하니, 이제는 구순염이 맞다고 했다. 처음부터 구순염은 아니었겠지요 선생님...?ㅠㅠ 접촉성 피부염도 얘기를 하셨다. 혹시 옻에 닿이거나 새로운 화장품을 바르진 않았냐고.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잘 모르겠다 했다. 일단 약 한 번 더 먹어보고 지켜보기로!
그동안 몸을 회복시키려고 건강한 요리도 해보고, 나무 많은 공원에서 러닝도 하고, 비타민도 먹고, 마음가짐이나 잠에도 신경썼다. 2월에 한 것들과 건강한 요리 모음은 아래 포스팅에 적어두었다.▼
2025.04.09 - [리뷰/일상후기] - 백수가 된 후 1분기의 삶 + 직접 한 요리 모음
백수가 된 후 1분기의 삶 + 직접 한 요리 모음
눈 깜짝할 사이 4월이 되어버렸다.취업 준비는 안 하고 이제까지 뭘 하고 살았나 싶어 지난 1분기를 되돌아 봤다. 1월: 퇴사 후의 일상 라식을 할까 고민이 되어서 안과 검진도 하고, 집 대청소
plznoregret.tistory.com
약 먹고 호전이 되어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2월 8일, 속이 엄청 미식거리기 시작했다. 속이 아프니 허리도 아파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주말인데 응급실에 가야하나 생각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졌다. 끙끙거리다 토하고 설사를 반복했다. 급체 증상이었다. '이런 적이 잘 없었는데 역시 뭔가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안 좋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구순염이 다시 재발했다ㅠ.ㅠ
2025년 2월 14일 : 구순염 재발
구순염이 생긴지 한 달이 된 시점에서 고민이 됐다. 다른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볼까? 진료를 너무 짧게 봐주시는 것 같은데ㅠ.ㅠ 그런데 또 자꾸 병원 쇼핑하듯이 왔다갔다 거리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 과한 처방을 내리시는 것 같지도 않고 동네에서 나름 유명한 병원이기도 했다. 쭉 변화하는 상황을 보고 거기에 맞게 의사가 판단하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과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가던데로 또 갔다.
똑같은 약을 처방받았다. 스테로이드를 자꾸 먹었다 안 먹었다를 반복하는 게 괜찮은가 싶어서 물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이정도는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염증 부위가 점점 넓어지더니 몸으로도 다 번졌다. 울긋불긋 우둘투둘한 곳이 다 간지러웠다.
2025년 2월 18일 : 스테로이드 주사
17일에 그 정점을 찍어 병원으로 직행했다. 담당의(의사A)가 휴일인 날이라서 다른 분(의사B)에게 진료를 받으려 했는데, 몸에 번진 걸 보더니 이건 원래 본인 담당의가 보는게 맞다고 내일 다시 한 번 오라고 했다. 18일에 다시 가서 담당의에게 진료를 받았다.
결국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다. 주사 맞았으니 당일날 약은 따로 안 먹어도 되겠지 싶어 안 먹었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대단한게 다음날 피부가 싹 깨끗해졌다. 이제까지 본 얼굴 중 제일 깨끗했다. 놀라고 좋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무서웠다. 똑같은 약을 추가적으로 더 처방받긴 했지만, 피부 상태도 좋고 그러니까 약을 1일 1회로 맘대로 줄이고 연고도 정말 조금만 바르다가 2월 20일에는 약 복용을 중단했다.
몸 관리 뿐만 아니라 화장품도 신경써서 발라야 겠다고 생각했다. 화해 어플에서 성분표를 보고 성분이 좋지 않거나 오래된 화장품은 다 버리고, 성분 좋은 화장품을 샀다. 피부 질환 카페나 구순염 관련 포스팅을 올린 블로그들을 참고해서 샀다. 타르 색소가 없고 천연 색소를 쓰는 틴트와, 자외선 차단 기능은 없지만 순한 비비크림을 샀다.
역시 경험자 슨배림들 얘기 듣길 잘했다. 피부에 편안했고, 자극이 없었다. 물론 시중 화장품처럼 색이 다양하고 예쁘거나, 밀착력 혹은 지속력이 막 뛰어나고 그렇지는 않지만 문제성 피부에는 충분히 훌륭한 제품이었다. 참고로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는 내돈내산 제품이다!
2025년 3월 1일 : 지긋지긋한 재발
좀 괜찮나 싶더니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재발했다. 그리고 3월 3일이 되니 눈덩이로 번졌다. 3달이나 지났는데 이러는 건 뭔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옛날에 엄마가 오랫동안 주사피부염 + 스테로이드 리바운드 현상을 심하게 겪었던게 생각났다. 나도 그 루트를 타고 있는건 아닐까? 혹시 스테로이드가 염증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다시 병원으로 갔다.
2025년 3월 5일 : 네오덱스 안연고 처방
또 담당의가 휴일인 요일에 가서 또 전에 봤던 다른 선생님(의사B)한테 진료를 봤다. 선생님께서는 그 때 몸에 난 건 어떻게 됐냐 물어보셔서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눈으로 번졌다고 하니, 일단 네오덱스 안연고를 처방해주셨다. 약은 어떻게 먹었냐 하니 2월 14일에 약 처방 받고, 18일에는 주사 맞고 약을 또 처방받았는데 주사 맞은 이후로는 많이 호전되어서 1회분으로 줄여먹다 20일부터는 안 먹었다고 했다.
그렇게 얘기하니 선생님께서는 왜 마음대로 판단해서 단약하냐고 혼내셨다ㅠㅠ 일단 지금 증상이 나왔으니 남아있는 약을 먹고 담당의가 있는 날에 다시 와서 진료를 보라고 했다. 가급적 본인 담당의가 경과를 계속 봐야한다고 하셨다.
스테로이드 등급표 참고▼
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55740
[의료칼럼] 스테로이드-외용제 - 대전일보
\"이거 하나 줘\" 단골 어머니가 더모베이트액을 내밀면서 말씀하신다.병원에 가서 처방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이거 머리에 바르는 건데 병원에 또 가라고? 그냥 줘\"라고 한다.하루에...
www.daejonilbo.com
나는 몇 년간 아파보고 병원을 들락날락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웬만하면 의사가 처방해준 대로 약을 다 먹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혼이 났는데도 약을 먹을까말까 자꾸 고민이 되었다.
스테로이드 약을 먹으면 그 순간에는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재발할 때는 자꾸 그 범위가 커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묘하게 연고가 잘 안 맞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특히 나에겐 실크론지 크림이 그랬다. 염증 범위를 넓히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그 연고는 잘 안 쓰고, 아드반탄을 처방 받은 후에는 간지럽거나 염증이 심할 때 아드반탄을 소량 발라주고 있었다.
계속 재발하는 것도 이상했다. 일단 근본적인 면역력 회복에 집중하고 이번에 처방 받은 네오덱스 안연고만 발라야겠다 싶었다. 검색해보니 안연고가 스테로이드 외용제 중 가장 순한 등급(7단계)이어서, 연약한 입술에도 바르기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더 이상해지면 병원에 가봐야지 싶었다. 일단 스스로 실험을 해봤다(?)
2월처럼 3월에도 러닝과 명상을 하고, 비타민과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고, 최대한 잠 잘자려고 애썼다. 그리고 네오덱스 안연고를 눈덩이랑 입술에 발라줬는데, 이 안연고가 내 입술에는 효과가 좋았다. 더 나아질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고, 정말로 서서히 나아졌다. 그런데 몸이 너무 피곤할 때면 약간 간질간질한 느낌이 다시 생기거나, 염증이 살짝 올라오기도 했다. 그럴 때는 안연고를 발라주면 다시 들어갔다. 4월을 보내고 있는 지금은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구순염, 접촉성 피부염에 이제 막 들어섰거나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경우 고민이 정말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내 극복 방법이 맞진 않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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