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당일치기 : 추억보물섬과 다대포해수욕장
어제 부산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11시 36분에 동대구역에서 KTX타고 출발! 구포를 경유하는 열차였어서 가는데 한시간 12분 걸렸다.
구포를 경유하지 않는 열차는 동대구역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53분 정도 걸린다. 티켓값은 17100원.
구포를 경유하는 열차는 20분 정도 더 걸리지만 티켓값은 10800원으로 6300원의 차이가 났다.
가난한 취준생들은 후자를 택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모토는 여유로움이었기에 서둘러서 갈 필요도 없었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이러했다.
1. 부산에서 가본 적 없는 곳으로 가기
2. 차나 버스를 타면 멀미를 잘 하는 김군을 위해 웬만하면 지하철을 이용하기
3. 김군이 하고 싶어하는 건 꼭 넣기 (부산어묵먹기, 바다보기)
4. 여유롭게 여행하기 위하여 한 두군데만 들르기
그래서 첫번째로 간 곳은 추억 보물섬이었다.
추억보물섬
자갈치역에 도착하니 바다와 생선 냄새가 확 코를 찔렀다. 습도가 많고 무더운 이 여름날, 사람들로 가득찬 시장 구경을 할 자신은 없어서 실내 코스를 준비했다. 자갈치역 7번 출구로 나와 쭉쭉 걸어올라가다가 왼쪽으로 꺾기만 하면 바로 나오는 곳이라 위치 찾기가 쉬웠다.
다대포해수욕장
추억 보물섬을 나와 다시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1호선 종점역인 다대포해수욕장역을 가기 위해!
역 밖으로 나가자마자 신기한 풍경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눈 앞에 큰 일자구름이 훙~ 하고 너무 빨리 자나가길래 구름이 아니라 연기인가? 하고 착각이 들었는데, 구름이라는 게 확실하게 느껴지자 뭔가 소름이 돋았다. 나보다 먼저 이 풍경을 보게 된 친구도 나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나보다. 정말 올해 들어서 가장 신기하고 소름돋았던 광경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HrDStZnpEU&feature=youtu.be
한참을 하늘을 구경하다가 정신 차리고 다대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을 제대로 안 알아봐서 다대포 해변공원 관리센터라고 적힌 건물을 향해 무작정 걸어갔다.
상체는 탈의한 채 우리쪽으로 걸어 나오시는 분이 계셨다. 처음에는 공원에서 수영복을 입고 계시는 남자분을 보니 좀 당황했는데, 그를 보고 해수욕장이 멀리있지 않음을 알게됐다. 그 분이 나온 길로 또 무작정 걸었다. 어떻게든 해수욕장이 나오겠지, 하면서.
커플들도 보였지만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수심이 얕아 아이들이 놀기 좋은 해수욕장이다. 얼마나 얕냐면, 점처럼 보일 정도로 멀리있는 사람들도 서 있으면 다리 위의 상체가 다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물에 발을 담갔을 때, 흙이 뿌옇게 올라왔다. 물의 온도는 아주 미적지근했다. 수심이 그 정도로 얕아서 확실히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데려올 수 있는 곳이다.
물 속에 나와서 맨 발로 모래를 밟고 걸었다. 모래에는 깨진 조개 껍질이 많았다. 조개 껍질을 피해서 조심히 걸었다.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흙의 촉감이 기분 좋았다. 밟을 때마다 모래가 파스스 하고 바람에 흩어졌다. 처음엔 '이 젖은 발로 나중에 어떻게 신발을 신지?' 하고 걱정했는데, 걷다보니 물에 젖은 발이 점점 말라갔다. 흙을 툭툭 털고 다시 신발을 신었다.
두 시간 동안 해수욕장에 있다가 다시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을 몰라서 무작정 도로 쪽으로 향하다 보니 밖으로 나가는 길이 나타났다. 그 길로 가니 공원이 나왔고, 500원을 넣으면 쓸 수 있는 야외간이샤워기가 있는 곳이 나왔다. 수영복을 입은채로 물로 샤워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을 지나쳐 주차장 쪽으로 나가니 2번 출구가 바로 나타났다. 다음에 다대포해수욕장에 또 오게 된다면, 2번 출구로 나와서 바로 해수욕장으로 가야겠다.
부산역
부산역에서는 김군이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부산어묵을 사러갔다. 그리고 저녁을 먹었다!
대구로 돌아갈 땐 무궁화호 기차를 탔다. 티켓값은 한 사람당 7500원으로 저렴했는데, 가는 데는 한시간 반 넘게 걸렸다. 가는 내내 에어컨이 시원하게 작동되지 않아 조금 답답했지만 천천히 가는 기차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도 여름엔 무조건 KTX 타기로 결심했다.)
행복했던 부산 당일치기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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