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부단한 그대들을 위한 책
190611
<신경끄기의 기술> 이라는 책을 내 멋대로 한 줄로 정리하자면
'인생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아주 솔직하고 현실적인 책' 이라고 말하겠다.
자기계발서를 읽는 건 이 책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다 읽고 나서 사고 싶어졌다.
내려놓고 포기하기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모든 걸 가지려는 사람,
즉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채우려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 부족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인생을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
— 프롤로그 中
모든 것들에 욕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그렇다. 욕심 내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신경쓴다. 하지만 결국엔 이도 저도 아니게 되고 남은 건 스트레스뿐이다. <신경끄기의 기술>은 나 같이 우유부단한 욕심쟁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저자는 원하는 것을 다 쥘 수 있는 방법을 얘기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 빼고 모조리 신경을 끄는 방법에 대해 얘기한다.
어떤 고통을 견딜지 선택하라
투쟁은 미워하고 오직 승리만을 사랑했다.
그런데 삶은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무엇을 위해 투쟁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당신이라는 존재를 규정한다.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 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덩어리와 치욕이 널려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진실이 귀에는 가장 거슬리는 법이다.
— 2장 해피엔딩이란 동화에나 나오는 거야中
정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지만 제일 신선했고 와닿았던 문장이었다. 삶을 살아갈 때 어떻게 하면 행복할 지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어떤 고통을 선택하고 견딜지에 대해서는 얘기를 나누거나 주제로 다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주 긍정의 힘을 믿고 행복을 찾으려고 애썼다. 꽃길을 걸어가고 싶은 내 생각과 달리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다. 많은 것들이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좌절하는 날들이 참 많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고통을 겪는 것이 당연한데 나한테는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만한 생각이었다.
생각해보니 이 문장은 내가 내 삶 전체에 대입하지 않았을 뿐 내 연애관과는 아주 비슷한 관점이었다. 나는 첫 연애 이후로 이성을 사귈 때 내 이상형과 부합하는 사람이 아닌, 내가 견딜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예전에는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 노래를 잘하는 사람, 키가 큰 사람 등의 기준으로 이 사람과 사귈 지 말지 결정했다면 이제는 내가 견딜 수 없는 사람, 예를 들어 자신의 기분대로 언행을 하는 사람, 예의와 배려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 술, 담배 등 자신을 파괴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 등이 아니라면 사귈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연애는 고난이 와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잘 버틸 수 있게 되었고, 더 만족스럽다.
이 문장은 정말 모든 삶의 고민에 다 적용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요즘 진로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 문장을 본 후 이것저것 다 따지기 보다는 내가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는지, 이런 단점이 있어도 내가 버틸 수 있는 정도인지를 먼저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선택이든 기회비용은 따라오니, 그나마 내가 견딜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는 게 현명 삶이라는 걸 이 책의 저자는 알려준다.
선택을, 고통을, 삶을 책임져라
우리는 항상 '경험'을 책임지며 살아간다.
그것이 '내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것은 삶의 일부다.
당신의 상황에 책임이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이다.
당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불행을 책임질 사람은 오로지 당신 뿐이다.
왜냐면 살면서 맞닥뜨리는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건 언제나 당신이기 때문이다.
경험을 평가할 기준을 선택하는 건 언제나 당신이다.
— 5장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中
본인이 선택을 한 것은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만, 내가 선택을 하지 않았음에도 찾아오는 상황이 존재하는 것이 삶이다. 이 책은 참 잔인하게도 남으로 인해 나에게 불행이 찾아와도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나의 경우 타인에 의해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게 되면, 나는 그 타인이 나오는 악몽을 계속 꾸는 사람에 가깝다. 꿈에서 나는 상대를 붙잡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왜 착하게 잘 살고 있는 나에게 고통을 주냐며 그 사람의 멱살을 쥐고 계속 흔들 것이다. 분이 풀리지 않았는데 결국 꿈에서 깨게 된다. 눈을 떠 보면 그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현실 속에서는 고통 받는 나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거다. 내 삶을 망가뜨려놓고 간 무책임한 사람에게 내 인생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싶을 테지만 결국 그 사람은 내 인생에서 발 뺀지 오래다.
믿기 싫지만, 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없다. 결국, 내 인생에서 일어난 모든 불행은 내가 책임 져야한다. 그리고 행복은, 그 불행을 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신경 끄기의 기술>은 요즘 말로 줄이자면 '팩트폭력'하는 책이다. 불편한 만큼 인생의 핵심을 잘 담아냈고,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불필요한지 얘기해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찔렸고, 많이 배웠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살아가는데 걱정과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독후감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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