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설정에 필수적인 자기 이해 - 직업선호도 검사
가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평소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라고 시간을 주곤 한다. 대개는 맛집투어, 영화감상, 음악감상, 쇼핑 등을 말한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아하는 활동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그때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은 무엇인지, 즐거움을 주고 기쁨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지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도록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주 장애물을 만난다. 대답이 거의 비슷하고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어떤 활동이나 대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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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원하는 가를 알기 위해서는 나는 왜 일을 하려고 하며 일이란 도대체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나는 어떤 목적을 추구하는 인간인가에 대한 정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된 채로 흥미를 이야기 하기 때문에 감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대상을 자신의 욕망이라고 착각한다.
- 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 54p - 55p 中
위의 책을 읽으면서 진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자기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수용적인 성격 때문에 늘 누군가의 말은 들어도 내 자신의 목소리에는 잘 귀 기울이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나를 생각보다 잘 모른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기로 했다.
직업선호도 검사(S형)
한국고용정보원 - 청년
http://www.keis.or.kr/main/subIndex/698.do
한국고용정보원 홈페이지에서 취업, 진로 길라잡이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청년 길라잡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 나와있는 커리큘럼이 위 책에서 진행하는 진로찾기와 비슷한 구성으로 되어있었다. '나를 찾아서! 자기이해' 항목에서는 여러가지 검사를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직업선호도검사를 해보자.
직업선호도검사(S형)는 개인의 관심과 흥미를 측정하여 적합한 직업을 안내하는 검사인데, 나는 어릴 때부터 늘 결과가 사회형-예술형(SA)이었다. 제일 점수가 낮은건 진취형(E)과 현실형(R).
그래서 그런걸까. 진취형이 영업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조직의 목적과 이익을 얻기 위해 타인을 지도, 계획, 통제, 관리 하는 일에 흥미가 있다는데... 연극할 때도 보면 나는 내 팀원에게 무언갈 시키는 거 보다 차라리 내가 도맡아서 하는 게 맘 편하고 그랬다. 카리스마를 발휘해야 한다면 할 수있긴 한데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었다.
현실형은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일들을 잘한다고 한다. 사회적인 능력보다는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엑셀을 만져야 하는 사무 알바를 할 때 좀 힘들어했었다. 연극할 때 연장 가지고 무대 만드는 것도 젬병이었고. 하라 하면 곧 잘 하긴 하는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은지. 계획 짜는 것도 젬병이다. 맨날 뭐든 닥치는 대로 하고. 확실히 내가 현실형의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이제까지 내 경험을 떠올려봤을 때 내 흥미는 사회형, 예술형이 맞다. 사람 얘기 들어주는 거 좋아하고, 도와주면 뿌듯하고, 틀에 박힌 거 싫어하고. 주위에서도 서비스직, 예를 들어 안내원이나 콜센터하면 잘 할 거 같다고 했었다. 어떤 분은 내가 콜센터에서 일하면 매출 1등 찍을거라고 했었던게 기억이 난다ㅋㅋㅋㅋㅋ 예술형 관심사는 말해 뭐해... 어릴 적 부터 글쓰기, 그림그리기, 영상 편집,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들어와서도 연극동아리를 했었고.
직업선호도 검사(L형)
직업선호도 검사 L형은 400문항 정도로 예상시간 1시간이 걸리는 검사이다. L형은 처음 해봤는데 검사 결과 역시 SA로 나왔다. 특이한 건 예술형(A)이랑 관습형(C), 탐구형(I)이 비슷한 점수로 나왔다. 진취형이랑 현실형은 확실히 아니군요... 그런데 이게 비슷할 수가 있는건가? 신기. L형은 좀 더 구체적으로 나에 대해서 분석해줘서 좋았다.
직업 선호도 및 내 성격에 대해서도 분석해주어서 내 성격적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나는 타인과 편안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잘 유지한다는게 장점인 반면, 성실성이 낮고 정서적 불안정성이 높다는게 약점이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나는 성실성 중에서도 책임감과 완벽성은 높은 편이지만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유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며(유능성) 일의 시작을 계속 미루고 시작한 일을 중도에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자기통제력). 또한 계획성이 부족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지 못하는 편(조직화능력)이고 게으르고 야망이 부족해 낮은 성취에도 만족한다(목표지향).
다 맞는 말이다. 무엇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열정과 욕심이 있을 지 몰라도 계획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좀 하다가 지치면 금방 포기한다. 결국 대부분의 일이 용두사미식으로 끝나게 된다. 조별과제같은 경우에는 내가 남들 눈을 많이 신경쓰는 타입이라 절대 폐를 안 끼치려고 하는데, 나 혼자 하는 일이면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쩝. 이런 내 성격 때문에 여러가지 다 건드려볼 수는 있었지만 막상 내 전문화된 분야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유능함에 대한 의문이 있다. 지적호기심은 높은데 인내심이 부족하다.
또 다른 나의 약점은 정서적 불안정성에서 나타난다. 불안과 자의식, 충동성의 경향이 크다. 불안이 큰 만큼, 걱정이 많고 쉽게 긴장하거나 초조해 한다. 두려움을 쉽게 느끼고 신경과민인 경우가 있다고 한다. 친구나 가족이 나보고 늘 걱정 좀 그만하라고 한다. 하지만 난 이 불안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도 툭하면 잘 울고 그랬다. 이 예민함과 불안은 집안 기질 같기도 하지만 좀 편안한 생활을 위해서는 이 불안지수를 좀 낮출 필요가 있다...
자의식이 약할 수록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민감하지 않는데, 나는 자의식이 높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있는 상황을 불편해하고 열등감을 자주 느끼며 타인의 비판에 민감하다고 한다. 자기 통제력이 낮은만큼 충동성도 크고.
내 성격 분석
장점 | 단점 | 대안 |
이타적, 배려 | 유능성에 대해 불확실 | 전문화된 능력 키우기 |
수용과 용서 | 낮은 자기통제력 | 목표를 설정한 후, 계획적으로 생활하기. 이뤄냈을 때는 스스로에게 보상 |
겸손 | 높은 불안과 자의식 |
비합리적 신념 버리기 ex1) 감정적 추론 : 감정과 합리적 사고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기. ex2) 점쟁이 예언 :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심 개발하기. 긍정적 증거를 모으고 사소하지만 특정한 사례나 반대의 경우를 들어 사교 패턴 재교육. ex3) 낙인찍기 : 자기 자신에게 호의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자기존중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ex4) 욕구 좌절에 대한 낮은 인내력 :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불쾌감이나 고통스런 반복, 지루한 과정 등은 필연적이나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 장기간의 성취를 위해 수반되는 단기간의 불쾌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는 것은 성취를 방해하는 걸림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인내력을 기를 수 있는 가치, 목적 등을 탐색. 작은 성과에 강화를 함으로써 가시적인 보상이나 심리적 보상하기 |
높은 도덕성 | 낮은 목표지향 |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꿈을 가지기. |
이 검사를 통해 일단 진취형, 현실형 직업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형 직업 : 기술자, 가동기계 및 항공기 조종사, 정비사, 농부,엔지니어, 전기.기계기사, 군인, 경찰, 소방관, 운동선수 등
진취형 직업 : 기업경영인, 정치가, 판사, 영업사원, 상품구매인, 보험회사원, 판매원, 연출가, 변호사 등
나에게 맞지 않는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가고 마지막에는 선택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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