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Sunn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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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Sunny, 2011)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써니 시절을 살았던 분들, 그들의 엄마 아빠였던 분들,
그리고 그들의 딸 아들인 나의 또래들이 한 자리에서 같이 웃고 울고 한 게 좋았다.
나중에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낯선 아이들한테 아줌마라고 불리게 될 때
지금의 나를 회상하면 난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까?
저렇게 화려한 시절은 보내지 않았으니 그렇게 팍- 하고 떠오르는 게 없을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힘들고 지칠때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다시 생각해보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는 그런 추억들을 많이 쌓아야겠다.
추억은 노력해서 만들어진다는 말을 믿는다.
부딪히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고 이것저것 겪어봐야 추억거리가 생긴다.
그리고 그 추억거리는 내 삶의 거름이 되고 내 인생의 조미료가 될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흐지부지 보내지 않고 뭘하든지 항상 열심히 해야겠다.
공부를 하든, 놀든, 일을 하든, 어딜 가든, 사람을 만나든...
참 부럽다 써니.
http://www.instiz.net/pt?no=2503703&page=1
ㄴ 써니 코멘터리. (=비하인드 스토리)
포스팅 하려고 찾아보다가 발견했는데 재미있어서 링크 걸어본다.
(스포주의)
내가 좋아했던 장면들
춘화 임 나미. 넌 나이 값 못하고 누가 아직도 이렇게 예쁘래?
나미 하 춘화...... 너도 암환자치곤 예뻐.
춘화 (웃다가 심각) 암 걸리면 뭐가 제일 힘든지 알아?
나미 (빤히)..?....
춘화 화장이 안 먹어.
아빠 야. 이 놈새끼야. 니 잘난 등록금은 어디서 나고 허구한 날 처먹고 다니는 니
술값은 어디서 나는 거 같냐? 노동운동이건 복근운동이건 니가 벌어서 하던지
내 돈 받아쓰는 동안은 조용히 학교나 잘 다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오빠 아버지.
아빠 시끄러.
오빠 (비장) 인생은 짧고 혁명은 깁니다.
할머니 (다짜고짜) 이런 씨부랄! 인생이 왜 짧아?
진희 니미 쪽수도 맞춰졌겠다 이름 정하자. 이름.
장미 욕 좀 빼고해 미친년아.
진희 미친년 괜찮네 미친년. 미친년들.
단체로 진희를 구박하는 녀석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진희.
이때 조용히 의견을 내는 장미.
장미 원더걸스 어때? 원더우먼. 원더걸스.
진희 (지랄) 아 졸라 촌시럽게 원더걸스가 뭐냐?
장미 미친년들보다 낫지 미친년아.
남편 한 바퀴 돌고 올게 천천히 얘기 나누고 와. 학교 때 친하셨나 봐요?
진희 같은 서클이었어요. 스터디....
장미 큭...
진희 ....
남편 이 사람 학교 때 어땠습니까?
진희 (웃고는 있지만 뜨끔).....
나미 진희가 좀.... (웃음 참으며)우아했어요.
장미 (키득) 욕쟁이 중에서..
진희 (이 년들이).....
장미 (웃음 터진) 패싸움 나가면 주둥이가 연장이라..
진희 어머 여보! 여자들 끼리 얘기 좀 하게....저기들 기다리시네요.
진희 장미 뭐 안 좋은 일 있었나보다? 그치?
장미 (키득) 아니 나는 웃겨서 그렇지.
진희 (쌩까며 나미에게) 그래 어떻게 지냈어? 애는 몇 살이니?
나미 중 3. 나 닮아서 예뻐.
장미 (대뜸) 너 젖도 했구나? 완전 수박됐네.
진희 (약간 열 받은) 무슨....교양없게. 나미 남편은 무슨 일...
장미 우리가 스터디냐? 불량 서클이지.
진희 (폭발) 아 씨발 진짜..... (진정) 그만 해라 얘.
나미 진희야. 너 춘화 만나러 안 갈래?
진희 .....
준호 난 가끔 그런 생각들을 한다. 우린 싸울 때 뭔가 들고 싸우잖아?
나미 ...형광등요?..
준호 아니.. 저런 곤봉이든 방패든..
나미 아...
준호 그런 것들 대신 악기를 들고 싸우면 어떨까? 그냥.. 음악으로 싸우는 거야.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이길 수 없는 것처럼 승패 가리는 건 가능한 거니까.
최소한.. 피는 안 봐도 되잖아. 헬멧 벗으면 다 친구들인데..
나미 .........(얘.. 멋지다) 저도 음악 좋아해요.
준호 (전경들 보며) 군대에 간다면 군악대로 지원하고 싶어.. 난 무기 체질이 아니거든.
나미 (실망) 군대.. 가세요?
준호 나 면제야. 삼대 독자.
나미 아 네...
형사 아니 세차하러 나왔다가 빽차 모자란데서....이상한 사람들 같지는 않고.....
한 여자는 좀 이상한거 같애. (풉) 아줌마가 교복 입고 있더라고.
몰라. 코스프렌지 정신병잔지... (차에 타며) 지구대 실어다만 주고 바로 갈께요. 네~.
앞자리엔 두 명의 경찰. 뒷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네 여인.
슬쩍 춘화의 가방을 보며 입을 여는 장미.
장미 명품 빽이 좋긴 좋다 얘. 한~방에 대가리가 터지네.
키득거리며 웃는 네 사람. 한심하다는 듯 돌아보는 경찰.
수지 (혀 살짝 꼬인) 그래도 난 너 싫어.
나미 (후~) 그래도 난 너 좋아.
수지 .....왜?
나미 ...너 예쁘잖아.
수지 .....
나미 너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충격 받았다. 나 전에 학교에서 제일 예뻤거든?
근데 서울 오니까....(울먹) 다 예쁜거야. 애들이. 근데! 너는 걔들 중에서도...(울먹울먹) 너무 예뻐서....
마침내 이유 없는 울음을 터뜨리는 나미. 매우 취했다.
빤히 바라보던 수지. 영아들이 또래가 울면 따라 울 듯 울기 시작한다.
마침내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어이없는 상황. 아줌마도 손님들도 비웃는다.
나미 (통곡)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수지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미 아니야. 내가 미안해. 용서해줘. 널 위해서.... (통곡) 서울사람 될께!
나미 춘화야.
춘화 말씀하세요.
나미 고마워.
춘화 뭘?
나미 나 꽤 오랫동안 엄마, 집사람으로만 살았거든. 인간 임 나미.
아득한 기억의 저편이었는데.... 나도 역사가 있는, 적어도 내 인생은 주인공이더라고.
춘화 너는 얼굴이 주인공 얼굴이야.
나미 ....수지는?
어렵게 입을 여는 장미.
장미 병원.....(울컥) 자살 기도했데.
장미의 말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는 나미. 몇 명 같이 운다.
나미를 일으켜 세우는 춘화. 끌어안고 애써 위로한다.
춘화 괜찮아. 안 죽었어. 괜찮아.
하지만 여기저기서 새어나오는 울음소리.
나미 .....(울먹) 우리 이제는 못 보는 거야?
춘화 (단호) 임 나미. 그깟 퇴학 좀 당했다고 우리 써니가 해체할 수 있겠어?
다시 뭉쳐야지. 다시 뭉쳐서 수지도 다시 오고 저번에 못한 우리 공연도
다시 해야지. 안 그래?
일동 .....(말 없는 녀석들).....
춘화 안 그러냐고?!!
하나 둘 씩 울음을 멈추는 녀석들. 파이팅을 외치자는 듯 손을 내미는 춘화.
춘화 우리 다시 다 만나는 거다. 잘 나간다고 쌩까는 년 있으면 찾아가서 응징할거고
남편한테 맞고 사는 년 있으면 남편 포함해서 응징할거다.
우리 중에 누가 먼저 죽을지는 모르겠는데 죽는 그 날까지 써니는 해체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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