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T인 나의 특징과 내가 살아온 인생
을 얘기하기 전에 내가 생각하는 MBTI 성격 검사에 대한 내 생각을 먼저 얘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MBTI가 분명히 약점과 한계가 있는 성격검사임을 인지하고 있다. MBTI 맨 첫번째 게시물(ENTJ)에서도 언급했듯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는 임상심리학에서 인정받지 못한 성격평가다. 1921년 출판된 <심리학적 유형>이라는 책에서 카를 융은 사람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총 4가지를 만들었다.
이러한 분류는 체계화된 실험이나 데이터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카를 융은 자신의 방식이 완벽한 성격 분류가 아니라고 얘기했으나 심리학에 대한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미국인들인 캐서린 쿡 브릭스(Katherine C.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Myers)가 그의 이론에 감명 받아 MBTI를 창조했다. 이렇게 탄생한 MBTI는 모든 종류의 개인 성향에 적당히 맞아 떨어진다는 점, 인간의 성격을 한 차원 안에서 다소 이분법적으로 구분한다는 점, 국제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점, 그리고 다른 상황에서 처한 동일 인물에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점 등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판에 대해서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MBTI가 이분법적인 개념이라기보다 "정도차"와 같은 거시적 관점에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MBTI가 다른 과학적인 성격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타당성과 유의미함을 가졌음을 인정하는 심리학자들도 꽤 있고,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표본 수가 쌓여있어 효용성이 있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나는 MBTI가 검증되지 않은 이론임에 동의하나 MBTI의 결과를 보고 나의 본래 기질을 곰곰히 생각해보았을 때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고, 이를 통해 내 자신을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MBTI에 관심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경험에 따라 변해갈, 그리고 앞으로 계속 마주할 내 자신과 타인을 MBTI의 결과에 한정짓고 싶지는 않다. 나는 INFP-T라서 앞으로도 이럴거고, 넌 ESFP니까 이렇고 등... 늘 MBTI 게시물 앞에 '*개인의 경험에 의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으니 주의!' 를 적어놓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MBTI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길 바라지 그것이 누군가의 한계를 단정짓는 것으로 오용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니 내 MBTI 게시물을 보는 분들도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란다. 공감이 되는 부분은 공감해주시되, 이걸 삶의 전반에 다 적용시키는 오류를 범해주시진 않으시길 바라며 오늘의 글을 작성해본다.
*개인의 경험에 의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으니 주의!'
2019/12/15 - [관심사/MBTI] - INFP-T가 바라보는 다른 MBTI 유형 : (1) ENTJ
오늘은 INFP-T인 나의 특징을 나열하고 거기에 관련해서 내가 살아온 나의 인생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어쩌면 오늘이 아니고 늘 그랬듯이 나만 재미있는 포스팅ㅎ
어문이나 예술 계통 관심
-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거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거 좋아했다.
- 학창시절에 했던 동아리나 방과후들을 보면 다 맥락이 비슷하다. 초등학교 때는 신문부, 중학교 때는 애니메이션부, 고등학교 때는 방송부와 도서부. 대학교 와서는 연극부.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책 읽고, 영상 편집하고, 연기하고. 지금 생각해보니 난 뭔가 늘 나를 표현하는 것들에 집착했던 것 같다.
- 학창시절 좋아했던 과목은 미술, 음악, 컴퓨터, 영어, 제 2외국어, 도덕. 수학학원은 갈 때 마다 죽상이었고 숙제는 늘 최대한 미뤘다. 설명이 이해는 된다 하더라도 하기가 너무 싫었다. 과학은 화학이나 생명과학은 그나마 좀 재미있었는데 물리 진짜 세상 극혐.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여튼 수학 너무 싫어서 문과 왔다.
- 대학을 인문자율전공으로 가서 어문, 심리 쪽을 탐색하던 중 어문쪽 사람들이랑 조별과제를 했는데 그들의 열정이 인상 깊었고 그나마 탐색한 것들 중 제일 학점이 잘 나와서 선택했다.
그리고 백수가 되었습니다.
소수에게 관심
- 확실히 인싸는 못 된다. 어릴 때 일진이나 분위기메이커인 애들 보면 기 빨리면서도 부러웠고, 대학 가서도 과생활 열심히 하고 학회하고 대외활동 여러 개 하는 애들 보면 신기했다. 난 과생활은 거의 안 하고 내 관심분야인 동아리에 들어가서 그 사람들에게만 내 관종력을 뽐냈다. 나랑 잘 맞는 소수와 다니는 게 맘 편했고 지금도 그렇다.
-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존재감 제로 된다. 이 많은 사람들이랑 뭔 얘기를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피곤하다. 특히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술자리에서는 얼른 탈주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한가득이다. 소수랑 있으면 살아난다. 적당히 조용하고 몇몇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좋다.
- 어릴 때 아이돌도 좋아했지만 인디밴드에 특히 관심을 많이 가졌다.
관종인듯 관종아닌
- 늘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자아도취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내향형 특성상 눈치 보고 겉으로 막 표출 못한다. 그냥 내가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사람, 연예인같은 존재가 되는 것을 상상하는 것에서 그칠 때가 많다. 소수에게 관심이 많은 것도 남들과 다르게 특별해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 평소엔 에너지가 부족해서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관종력과 끼가 폭발할 때가 있다. 평소에 낯을 가리던 내가 조끼리 연극을 한다던가, 춤을 춘다던가, 영상을 찍는다던가 할 때 갑자기 열정과 몰입을 보여줘서 사람들을 놀랠킬 때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이불킥 할 장면들이 몇 개 있다.... 장기자랑이나 노래대회 나간 것도 그렇고, 조용하다가 뜬끔없이 관종력을 폭발해 사람들을 웃게하거나 당황하게 만든 적이 가끔 있었다.
- 지금 생각해보니 INFP 중에 어릴 때 본인이 4차원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했던 사람들 많았을 것 같다ㅎ
- 유튜브는 부담스러워서 블로그를 하는 중.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블로그나 SNS를 했었다.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은근히 고집 센
- 남들이 나에 대해서 조언을 하면 이리저리 휘둘리는 듯 해도 결국은 내 맘대로 함. 옆에서 이거 해라, 이거 하지 마라 해도 나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잘 안 했다. 그래서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고 시험칠 때 회의감이 자주 들었다. 다들 하니까 억지로 공부하긴 하는데 '내가 이걸 왜 해야해?' 라는 생각을 자주 했고 그래서 공부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 같다. (후회...) 공부할 시간에 공모전에 낼 시나리오 쓰고 그랬다. 쩝ㅋ 기존 교육체제에 반감만 가득하면서 정작 내가 현실에서 뭐해야할지는 안 생각하쥬...? 이상만 높쥬...?
- 개방적이고 이해심이 넓어 보이지만 내 도덕관념과 맞지 않거나 내 신념과 어긋나는 것들에는 얄짤없이 단호하다. 그래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매우 신중하고, 나랑 맞지 않는다 싶으면 항상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놓는다. 하지만 내 사람들에게는 내 전부를 다 보여주고 늘 마음을 표현한다.
- 다른 사람들의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이해가 되는 비판이면 수긍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분이 상한다.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하는 나쁜 고집.
행동이 야무지지가 못하다(계산적X)
- 감성은 풍부하나 논리적이지 못해서 말싸움같은 거 할 때 무조건 밀림. 난 언제나 말보다는 글을 선호하는 타입이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면 생각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갈등이 일어나면 정신을 빠짝차리기 보단 감정적으로 크게 휩쓸려서 눈물 뚝뚝...
- 현실적이지가 않아서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름. 내가 좋아하는 분야 외에는 관심이 없음.
- 숫자에 약함. 흥청망청은 안 쓰는데 돈 계산 잘 안 하고 잘 못한다. 친구들이랑 여행가면 총무는 꼭 다른 애 시킴.
- 좋게 말하면 사람이 좀 순수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철이 없고 어리다. 평화&이상주의자. 계산적인 면이 좀 덜하다. 특히 내 사람들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내 전부를 보여준다.
- 손도 좀 야무진 편은 아닌듯.
조직문화에서의 나
- 정치질 못한다. 사람들 간 기싸움하는 거 예민해서 눈치는 빨리 채는데 자주 모른척 한다. 조직 내에서 누가 누구랑 그런 일이 있었다 어쩌구 하면 내가 자주 하는 말 = "아, 그런 일이 있었어?" ㅎ 뒷북치는 척 할 때도 있고 실제로 뒷북일 때도 있다.
- 이기적으로 행동하거나 얍삽하고 계산적이고 약게 구는 애들이랑 잘 못 사귐. 여우같고 마이웨이인 애들이 자기 이익 똑부러지게 잘 챙기는 게 부러우면서도 얄밉기도 하고 같이 있음 기 빨린다. 반대로 걔네들은 내가 답답하겠지ㅎ. "위 어 낫어 팀 디스이즈 컴피티션!" 느낌 폴폴 풍기면서 경쟁하는 걸 삶의 원동력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이랑 있으면 힘들다. 사람이 빠릿빠릿하지 않고 느린 편이라. 쩝ㅋ 그냥 내가 경쟁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이 경쟁해야 하는 이 사회에서 참 힘든 타입.
- 연극동아리에서 배우도 해보고 여러 부서의 스탭도 해본 결과 제일 편했던 자리는 디자인 및 SNS 홍보. 한 사람만 담당하면 되는 자리여서 다른 사람들과 자주 교류할 필요 없이 내 일만 하면 됐다. 나는 팀원이 일을 잘 하지 못하거나 일을 잘 안 하려고 하면 상대를 꾸짖기 보다는 그냥 내가 알아서 조용히 해놓는게 더 맘 편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늘 일이 많았는데, 팀원 신경 안 쓰고 내 독립적인 공간에서 일하고 내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독립적인 영역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 좋다.
- 다른 사람들 눈치를 잘 보기 때문에 조별과제 열심히 함. 나 혼자 해야하는 일은 좀 늘어진다. 집안일 같은거.
- 이제까지 했던 알바는 단기성이거나 프리랜서 알바가 많았다. 사람들 오랫동안 안 보고 가끔씩 보는 게 사람에 대해서 안 질릴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왔다. 또한 무엇에 대해 장기간 책임지는 걸 두려워 하는 면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왜냐하면 한 번 맡으면 내가 눈에 찰 만큼 완벽하게 해놔야 하기 때문. 그래서 개인적으로 리더 자리는 잘 안 하려고 한다.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좀 피곤한 스타일. 주어진 과제에 대해 내 능력 안에서 늘 최선을 다하고 최상의 결과를 내놓으려 노력한다. 실제로도 일처리에 대해서 자주 칭찬받는다.
그리고 번아웃.
착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음
- 마음 깊이 친하다고 생각되진 않아도 사람들이랑 두루 두루 잘 지내는 편. 웬만하면 적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 타인의 장점을 잘 발견하고, 늘 누군가를 부러워한다. 칭찬이나 예쁜 말을 많이 하는 편.
- 갈등을 싫어한다. 회피형. 평화주의자. 갈등을 싫어해서 속으로 삭히다 보니 아마 우울한 infp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우울함이 종종 잘 찾아오는 편. 주기능이 감정(Feeling)이기도 하다보니 감정기복도 좀 있는 편이고. 감정기복이 있지만 또 막 표출하려는 그런 스타일들이 아니다 보니까 속으로 곪을 경우가 높다. 이러다보니 뒤끝이 좀 있다.
정보와 생각은 많이, 하지만 정리는...
- 무엇에 대해 알아볼 때 현장에서 부딪히기 보다는 이론적으로 습득하려는 시간이 길다. 아무래도 내 이상과 부합하려는 것들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 같은데, 이러한 면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지금 시점에서 날 가장 힘들게 한다ㅠㅠ
- 뭘 하든지 정보는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데 정리가 잘 안 된다. 생각도 정말 많이 하는데 정리가 잘 안 되고 결국 내 삘대로 함ㅋ
계획적이지 않고 즉흥적
- 원래도 계획적인 성격은 아닌데 계획을 짜도, 결국 그대로 실행하지는 않는다. 자기의 즉흥적인 감을 더 믿는 편. 그리고 그게 더 재밌다.
- 공부도 벼락치기로 자주 했었고... 노트도 끝까지 써본 게 몇 개더라...ㅎ 쓰다만 수첩, 노트, 플래너, 다이어리 오조오억개.
- 항상 글 마무리 짓는게 힘들다. 기승전결 계획하기 보다는 일단 죽죽 써내려 가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마구 적어놓는 편. 그러다가 용두사미됨ㅋ
- 무엇에 호기심이 있거나 관심이 생기면 계획짜서 그에 맞게 실천해나가고 기록하면 더 목표에 빨리 도달하고 효율적일수도 있는데 일단 난 뭐에 관심생겼다 하면 그 안에서 온갖 정보 수집하고 이것 저것 해보고 방황하면서 경험을 쌓는다. 사고형, 판단형인 TJ들 보면 속 터질 일.
개인적으로 INFP는 게으름을 물리치고(제일 중요★) 생각이나 계획을 정리하고 실천하는 행동력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속에 숨겨진 열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고, 은근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완벽주의라 걱정이 많은 데 좀 실수해도 괜찮으니 겁먹지 말고 현실에 부딪혀보면서 살아갔음 좋겠다. 는 나에게 하고 싶은 말ㅋ 세상 인프피들 모두 힘내서 세상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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